이 집을 지은 건축주와 설계자, 시공자는 '행복한 집짓기란 바로 섭섭함을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희노애락을 함께 겪으며 진심을 담아 대화하고 협업했던 이들의 집짓기 여정을 들어본다.
↑ 창의 리드미컬한 배치로 집의 표정을 살린 외벽
↑ 뒷마당에서 바라본 주택 야경
↑ 세 개의 각기 다른 매스를 조합해 주택 입면에 볼륨감을 더했다.
↑ 뒷마당의 땔감 수납 공간
↑ 계단실 입구에 미닫이 문을 설치했다. 덕분에 자투리 공간을 창고로 사용하고, 겨울에는 문을 닫아 2층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를 차단할 수 있다.
붉은색 고벽돌의 박공지붕 매스와 흰색, 청회색 스터코 마감의 박스 모양 매스가 나란히 조합된 이 주택에는 은퇴 후 노후를 준비하는 건축주 부부가 산다. 각각 내과 의사, 산부인과 의사로 살아온 두 사람은 의사로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너무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실용적이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원했어요. 설계에만 5개월 가까이 걸렸는데, 긴 시간 동안 지칠 법한데도 저희 요구를 하나하나 귀담아듣고 충실히 반영해주셨지요." 4~5차례에 걸쳐 변경된 설계안을 두고 건축주와 설계자는 매번 어떤 점을 변경하고 보완해야 할지 상세하게 논의했다. 디자인 과정에서 건축주가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바로 '박공지붕'이었다. 하지만 3개의 필지에 하나의 매스로 박공지붕을 표현하기에는 집의 규모가 지나치게 커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
↑ 뒷마당을 조망하는 큰 창과 높은 천장이 개방감을 주는 거실
↑ 책장 사이에 창을 내어 풍경을 액자처럼 연출했다.
↑ 작은 휴식 공간을 품은 계단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위해 주택의 난간은 대부분 통유리로 제작했다.
다행히도 부지는 전면과 측면의 조망이 확보되어 자유로운 배치가 가능했다. 결국, 세 개의 독립적인 매스를 나란히 연결하고 2층 서재와 게스트룸이 있는 매스에 박공지붕을 적용하여 지금과 같은 형태의 집을 실현했다. 주 출입구는 도로에 바로 면하게 하고 마당을 뒤로 두어 프라이빗한 정원을 만들었고, 거실과 주방, 다용도실에서 언제든지 마당을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1층의 거실과 주방, 안방은 각각의 매스에 배치해 독립적인 공간으로 구성했다.
덕분에 이 집은 보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특히 크고 작은 창의 배치를 더해 집의 표정을 살렸는데, 게스트룸에 동쪽으로 난 돌출창은 건축주가 꼽은 이 집의 묘미로,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르는 마을 풍경을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다. 외벽은 고벽돌의 연마된 면과 거친 면을 7:3의 비율로 배열하여 쌓아 세월이 묻어나면서도 세련된 질감을 표현했다. 인테리어는 친환경적인 소재로 모던한 디자인을 풀어내는 데 주력했다. 건축주가 선호하는 원목을 사용해 약 3주에 걸쳐 방문을 주문 제작하고, 몰딩은 햄퍼(미송계열)로 시공했다. 이때, 원목의 색감이 화이트 컬러의 벽면과 이질감이 생기지 않도록 화이트워시로 도장하여 통일감을 줬다.
↑ 창가에 걸터 앉아 아침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손님방
↑ 훈훈한 분위기의 집들이 현장
식사가 끝나고도 늦은 시간까지 수다는 한참 동안 이어졌다. 시공자가 집짓기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회상한다.
"현관 조명을 달았는데, 생각보다 작았는지 '저 조명이 좀 섭섭하네요' 하시더라고요. 안방 드레스룸의 다락도 '그 공간이 그냥 막혀버리는 것이 좀 섭섭해요' 하셔서 새로 생겨난 공간이죠(웃음)."
마음에 차지 않는 부분들이 있더라도 재미있는 표현으로 서로 기분 상하지 않게 잘 이끌어간 건축주의 재치. 여기에 건축주의 삶과 취향을 집에 충분히 녹여내려는 설계자, 시공자의 열정과 노력이 더해져 화기애애한 집짓기가 가능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여러 사람의 진심이 모여 완성한 이 집에서 건축주 부부는 이제 제주 산수국, 매실나무 등 꽃과 나무를 심고 정원을 가꾸며 새로운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정감 어린 말로 행복한 집짓기 과정을 만들어간 부부, 이들의 삶과 집이 한결 따스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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