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에는 돈이 든다. 그런데 이 돈을 어떤 식으로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남자가 더 내는 게 자연스럽다는 얘기는 어디까지 진실일까?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자.
GUY SAYS화끈하게 결론부터 말하자면, 데이트하는 데 돈 갖고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자연스럽지 않다. 무조건 남자가 내는 게 자연스러운 시기는 갑오개혁 이후에 다 끝난 거 아니었나? 남자와 여자의 경우를 뒤집어 생각해도 다르지 않다. 둘 사이에 '무조건'이라는 가정 자체가 성립하면 안 된다. 예측 가능한 경우의 수가 이미 오만 가지라도, 관계에 돈이 개입하기 시작하면 사정은 치졸해진다. 누가 얼마나 지불하느냐를 정해놓고 하는 데이트는 백번 생각해도 거래 같다. 한쪽이 돈을 쓰면 상대는 다른 걸 줘야겠지. 이건 돈의 천성이고, 남자는 몇십만 원씩 내면서 방을 잡고 여자는 무료로 입장하는 나이트 클럽의 운영 체계다. 어쨌든 결론부터 말하면, 둘 중 하나가 부담스러워지면 거기가 종점이다. 달콤하게 꿈까지 꾸면서 자다가도 누가 흔들어 깨워서 억지로 내려야 하는 게 종점의 규칙이다.GIRL SAYS남자들과 데이트 비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그들의 분노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에 깜짝 놀랄 때가 몇 번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 사례를 들어보면 사연 속의 여자들은 '뜯어먹자' 작정하고 나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남자가 부담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은 적어도 한 가지는 기억해야 한다. 세상엔 절대 공짜 점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법이어서, 한 끼 두 끼 얻어먹고 한 잔 두 잔 공짜로 마시다 보면 그만큼 심정적으로 빚이 쌓이게 되고, 어느 순간엔 돈을 훨씬 더 많이 낸 사람이 하는 말을 거절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는 사실을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꽤 많은 경우 돈은 곧 권력이고 관계를 규정짓는 툴로 기능한다. 공짜 좋아하다간 스스로의 존엄을 해치게 되는 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거다. 데이트 비용은 때로 존엄에 대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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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졸한 생각이지만, 둘이 좋아 만나면서 "자, 우리 오늘 쓴 총액이 1만9천원이니까 9천5백원씩 내면 되겠다"는 말은 옹색하다. 그렇다고 번갈아 내는 경우도 양반은 아니다. 밥은 5만원어치 먹고 커피와 케이크는 1만7천원어치 먹었을 때 둘 중 하나는 억울하지 않겠나? 이런 대화는 어떨까? "주말 뮤지컬 티켓을 구했어요. 저녁 식사도 예약해뒀는데, 시간 낼 수 있어요?" "오늘 즐거웠어요. 다음 주말은 제가 책임질게요." 이렇게 하면 이상적인가? 돈 생각만 하면 합리적일 수 있으나, 계산기 두드려가면서 합리로 따지는 연애가 좋을 리 없다. 연애하면서 누가 얼마를 내느냐의 문제는 결국 그 관계가 얼마나 진전됐느냐, 둘 중 하나가 상대에게 얼마나 마음을 쓰느냐, 받은 마음을 어떤 식으로 돌려주느냐에 달렸다. 액수가 아니라, 예의와 이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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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액 나누기 2를 하는 건 아닌 것 같고, 보다 자연스러운 방법은 당연히 두 번째다. 한 사람이 냈으면 그다음은 다른 사람이 내는 식으로. 하지만 이런 방법에도 껄끄러운 순간이 존재한다. 어쩌다 보니 한 사람이 계속 비싼 걸 내는 순번에 걸릴 수도 있는 거니까. 이때 가장 좋은 건 내고 싶은 사람이 먼저 '이건 내가 낼게요, 다음 거를 내삼~'이라며 어색한 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이번에 비싼 걸 냈으니, 다음 번에도 저 사람이 비싼 걸 사도록 유도해야겠어'라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내가 이번에 싼 걸 얻어먹었으니, 다음 코스도 저렴한 곳으로 가야겠는데'라고 생각하는 관계도 분명 있을 거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데이트 때마다 비용 문제 때문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는 그런 관계에 '연애'라는 이름을 붙여도 좋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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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유가 있는 사람이 좀 더 비싼 걸 살 수 있다. 가족이 외식을 해도 학생에겐 결제 의무가 없는 것처럼. 하지만 자기가 돈을 벌면서도 부모님이 꺼내는 카드가 부담스럽지 않다면 그건 옳을까? 희생을 감내해온 부모님도 심적, 물적 보상을 바라는 게 인간적이다. 하물며 애인 사이야. 돈 많이 버는 여자가 프랑스식 정찬을 사고, 아직 학생인 남자가 한강 둔치에서 캔 커피를 사면 문제가 되나? 그건 자존심이 아니라 형편과 상식의 문제다. 여자가 사는 정찬이 부담스럽거나, 남자가 사는 캔 커피가 지질하게 느껴지는 관계는 거기서 마무리하는 게 낫다. 좋자고 하는 게 연애고, 끝낼 때의 기회비용은 온전히 개인이 감당하기 나름이라는 게 연애의 핵심이다. 둘 사이에 걸리적거리는 문제가 하필 돈이고, 그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하지 못하거나 이해의 여지가 없는 사이라면 누가 얼마를 내는 게 옳으냐를 고민할 게 아니라, 그 관계를 굳이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고심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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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이 많은 사람이 좀 더 많이 내는 건 어찌 보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그런 거지, 시작점에서부터 '너는 나보다 수입이 2.5배 많으니까 데이트 비용을 2.5배 더 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문제다. 한마디로 수입이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이 내는 것은 두 사람이 구태여 이런 합의에 대해 언급 자체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정해졌을 때라야만 의미가 있다는 얘기.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문제의 소지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첫 번째 이슈에서 언급한 것처럼, 보통의 경우 데이트 비용을 압도적으로 많이 내는 쪽이 그렇지 않은 쪽에 비해서 그 관계에 지배적인 힘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하여간 데이트 비용은 정말 까다로운 문제다. 데이트 비용이 무서워서 연애 자체를 피하는 젊은 남녀들을 생각하면 불평할 일도 아니지만. 아! 자본주의 사회에서 하는 연애란 고단하고 또 고단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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