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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 먼데를 왜 갔냐고요? - 원주새벽시장

강원도 원주............./원주-새벽시장

by 디자이너-이충길 2016. 6. 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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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새벽시장을 알게 된 것은 며칠 전 오마이뉴스 기사 중에서 였습니다.

기사들을 검색을 해보니 원주 새벽시장은 벌써 1994년부터 시작된 상당히 오래된 자생적 시장이었습니다.

일반 5일장이 상업적인 전문상인들에 의해 주도된다면

새벽시장은 지역 농민들과 소비자 사이에 중간상인이 없이

직거래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작은 장이고 농민들이 경작하던 채소를 가지고 나오니

종류가 다양하지는 못하지만 싱싱한 채소만큼이나 생동감이 있습니다.

 

 새벽시장은 이름에 걸맞게 새벽 4시부터 9시까지 열리는 반짝장이라 할 수 있지요.

원주 KBS와 원주 경찰서 사이 원주천 둔치에 열리는 매일장입니다.

근처에 풍물시장이 있어 5일장과 맞춘다면 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 같습니다.

 

어제 낮에 외출한 집사람에게 내일 새벽장에 간다라고 문자를 띄웠지만 반응이 없어

새벽에 일어날 지는 의문이었습니다.

새벽 3시반에 일어나 "어때~ 갈래?"라고 물으니 졸리다면서도 같이 가잡니다.

천천히 차를 몰아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나왔습니다.

 

그래피티와 농기구

 

알타리 무가 마르지 말라고 젖은 신문지를 덮어 놓았습니다.

 

 

확실히 농산물값이 싸고 질이 괜찮습니다.

저 표고를 사서 조림에 집어 넣으니 졸깃한 게 식감이 좋습니다.

 

까망 고무신, 노랑 고무신, 하양 고무신... 착상이 기발하지요?

장식용으로 저걸 가져다 놓으면 저절로 서정시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이 건어물은 주종이 아니긴 하지만 구색 갖추기로 그만입니다.

 

새벽 같이 나온 부부들이 저희 만은 아닙니다.

보기 좋습니다.

 

며칠 전 신문기사에 미국산 소내장, 머리, 족 등이 2010년부터 엄청나게 수입됐다고 하는군요.

특정위험물질로 분류된 이런 것들이 어디로 갔을 지는 뻔합니다.

제 뱃속에도 꽤 많이 들어 갔을겁니다.

그것도 알만한 대기업체에서 들여온 것이라니 눈앞에 이익만 있으면 상도는 휴짓조각처럼  내팽개치는군요.

(대기업, SRM 의심부위 들여왔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32577.html)

 

농산물시장에서는 산지 채소값이 떨어져도 소비자 가격은 요지부동인 때도 있습니다.

그런 꼴들이 보기 싫은거지요.

제가 이런 곳을 찾는데는 그런 생각도 잠재되어 있을겁니다.

투박하지만 그런 얄팍한 상술이나 얇싸한 얌체짓은 덜 볼거란거지요.

 

그러나 언제 소비자가 왕이었습니까?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이 '까불지 마! 까라면 까!'라고 윽박지르던가요?

예쁘장한 대중 인예인을 내세워 우리를 현혹시킵니다.

'세상사를 긍정적으로 봐라' 하듯이

그때 '긍정적'이란 말는 까칠하게 굴지 말고 엉까지 말라는 소리입니다.

 

 

마늘쫑이 새벽시장의 맑은 공기처럼 깨끗하고 평화스럽습니다.

 

짠지를 채썰어 가지고 나왔습니다. 한가닥 집어 먹으니 괜찮습니다.

조금 사볼까요?

 

커다란 아파트를 등지고 있지만 별로 어색하지 않습니다.

 

함께 장보러 나온 아줌마들인지 산책나온 동네 아줌마들인지 

시장커피 한잔씩 하면서 재미나게 떠들고 있습니다.

 

장터라 국밥이라도 있을 법한데 짧은 시간만 열리는 장이라 그런지 

출출한 뱃속을 달래 줄 간이 국밥집이 없습니다.

구경을 다하고 남부시장으로 갔으나 거기도 식당들은 문을 닫고

대로변에 체인점인 푸주옥에 들어가 설렁탕을 먹었는데 그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ㅋ'

 

산삼이랍니다.

2점에 40만원.

 

채소를 펼쳐놓은 것이 세련된 상인의 솜씨가 아닙니다.

 소꼽장난하듯이 상치 쬐끔, 시금치 쬐끔, 취나물 쬐끔...

그나저나 저 시금치는 정말 싱싱합니다.

 

 

 

한편에는 모종도 팔고 있습니다.

 

크기가 제각각인 토마토입니다.

집에서 재배한 고추나 오이, 가지를 따면 저런 모양이 되지요.

 

사과나 포도에 저렇게 하얗게 묻은 것은 농약이나 비료가 아니고

과일이 익어가며 나오는 과당분 혹은 효모라고도 합니다.

흐르는 물에 잘 씻고 너무 닦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군요.

 

오늘 점심은 조선오이 무침, 참기름으로 버무린 짠지, 올라오다 양평장에서 산 닭모래집과 표고 조림,

양평장 완자와 고추전, 얼가리 배추 된장국, 후식으로 토마토입니다.

 

겨우 그거 해먹을려고 그 먼데까지 꼭두새벽에 기름값 들이고 갔냐고요?

아니지요. 아침공기처럼 화장하지 않은 인심과 순수함을 느낀 것만으로도

몇 배의 가치는 있는겁니다.

 

http://blog.daum.net/fotomani

출처 : 닥다리로 가는 길
글쓴이 : fotomani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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