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마치
언덕 위에 우뚝 서 있는 나무 같습니다.
나는 그런 당신을 넘어뜨리려하는
바람이었습니다.
나는 화가 날때마다 당신을 흔들고
그 잎을 모두 떨어뜨려 놓았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계절처럼
인생이 바뀔때마다
금방 파란 싹을 다시 피워보였습니다.
승리나 패배란 것이
두사람 사이에는 없습니다.
거짓같은 감사나
그때만의 찬사는 필요없겠지요.
분명 당신이 말씀하신 대로였습니다.
거기에 당신이 우뚝 서 있는 것
그 자체가 내게는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65년이란 세월이 걸려
그것을 알게 해 준것도 당신이었습니다.
아니오, 65년이란 세월이 있었기에
나는 이제 겨우 알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조금만 더 나는 당신을 흔들고 싶습니다.
나는 산들바람입니다.
부드럽게 산들거리는 바람으로 있고 싶습니다.
당신이 올해도
푸른 잎을 잔뜩 피울 것을 기대하면서.
- 여든 여덟의 내가... -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