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이별 없이 가고 말았네
白民 이학 주
이 가을 절반쯤 저물어 갈 무렵 지나가던 하늘이 주고 간 보따리 끌러보니 울긋불긋 온통 단풍이었네
엇그제 비 바람 세차게 불어대더니 가을은 이별 없이 가고 말았네
얼마나 호된 바람 얻어맞았으면 천공(天空)을 쓸던 빗자루 부러져 가을이 단속곳도 홀라당 벗어 던지고 알몸으로 훌쩍 달아났을까
이별 없이 가버린 야속한 가을이여 그림자도 숨어버린 창가에 어둠이 어슴푸레 젖어들 때 너와 나 못다 한 정 아쉬움만 깊어가네
작은 불빛 한 줄기 들어올 수 있는 바늘 구멍 하나만큼의 공간이라도 있어서 그 공간에 가버린 가을 다시 불러 들여 헤어지는 아픔이 어떠한가를 이별 연습이라도 해 보고 싶었는데.
2013. 11. 25. 산골노인
李 學 周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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