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가까워진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이 광고를 통해 새롭게 표출되고 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배움을 얻는 광고가 기존의 아버지-아들이 함께 등장하는 광고의 콘셉트였다. 하지만 최근에 전파를 타는 광고에는 친구 같은 부자관계, 한층 부드럽고 애틋해진 부자간의 감정이 드러난다. 광고를 통해 조명되는 부자간의 관계가 가르침과 희생을 키워드로 한 ‘한방향’형 사랑에서 교감하고 애정을 함께 느끼는 ‘쌍방향’형 관계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부자간의 따뜻함을 매개로 제품의 이미지를 그려내는 대표적인 광고는 실제로도 부자지간인 가수 태진아 씨와 이루 씨가 함께 출연한 ‘참이슬 후레쉬’ 광고다. 아버지와 아들 간의 돈독한 술자리를 담아내는 이 광고는 젊은 사람들이 많은 술집에서는 태진아 씨가, 중장년층이 많은 일식집에서는 이루 씨가 더 인기를 끈다는 코믹한 설정이다. 이는 부자지간의 허심탄회한 술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교감과 소통’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SK텔레콤도 아버지의 애틋함을 떠올리게 한다. 회사 차창에 기대어 서서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람들의 이름을 보던 한 직장인이 일순간 ‘아버지’라는 이름을 보고 멈칫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늘 주기만 했던 사람으로 아버지를 떠올린다. 망설임 없이 통화 버튼을 누르는 아들. 그리고 부자간의 대화, 그리움의 고백을 표현하는 것으로 광고는 진행된다.
대웅제약은 ‘우루사’ 광고를 통해 아버지와 아들을 한층 더 가깝게 만든다. 갑작스럽게 아들의 회사로 찾아온 아버지는 ‘웬일이냐’며 놀라는 아들에게 “힘내라”는 짧은 말과 함께 어깨를 다독여준다.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금 깨달은 아들은 돌아서는 아버지의 뒷모습에 “당신 덕분에 거뜬합니다”라고 되뇌며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KT 광고에서는 사랑보다 더 깊은 부자지간의 정이 묻어난다. 먼 길을 달려 고향집에 도착한 아들과 그 아들을 키워낸 아버지가 대청마루에 앉아 있는 장면. 어색하게 흐르는 침묵 속에서 아들 어깨에 떨어진 벚꽃을 털어내는 아버지는 “오느라 고생했다. 건강하니?”라는 말 대신 “꽃이 참 곱다”라는 말을 남긴다. ‘사랑한다. 내 아들아’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지만 그보다 깊은 애정이 묻어난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족의 단란한 모습, 부자간의 친밀한 모습을 보면서 소비자들은 제품과 기업에 대한 친밀함을 느낄 수 있다”며 “과거에는 희생과 가르침으로 내비쳤던 아버지의 사랑이 최근에는 친근해진 모습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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