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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노탤리예 외곽에는 유명 댄서이자 안무가인 케네스 크바른슈트롬의 별장이 있다. 오래된 농가가 무대 세트처럼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바뀌는

생활정보................./전원주택·인테리어

by 디자이너-이충길 2014. 11. 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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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노탤리예 외곽에는 유명 댄서이자 안무가인 케네스 크바른슈트롬의 별장이 있다. 오래된 농가가 무대 세트처럼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바뀌는 데 필요한 것은 예술적 상상력, 그뿐이었다.

넓은 창을 통해 늘 빛이 환하게 드는 응접실. 안채 뒤에 자리한 연못의 풍경을 내다볼 수 있는 공간이다.

코뿔소는 팔켄베리 (Falkenberg)에서 열린 벼룩시장에서 싸게 구입했다. 케네스는 시간이 있을 때 카약을 탄다.

 

케네스는 낡은 벽지를 뜯어내다 말고 싫증이 나서, 남은 벽지와 회반죽으로 세계지도 모양을 만들었다. 테이블 위의 물건은 벼룩시장에서 사 모은 것들과 일본에서 사온 정종세트다. 왼쪽 스툴은알바 알토가 디자인한 모델60,Artek.

부엌 벽은 완벽한 톤을 만들기 위해 각각 다른 회색을 다섯번 덧칠했다. 오래된 공업용 램프와 전 주인이 놓고 간 테이블을 새로 칠해 그대로 사용했고, 의자는 케네스가 가져온Tolix. 바다가 보이는 창틀에 놓은 스벤 팜비스트 디자인의 그릇은Orrefors.

사우나는 케네스가 직접 지었다. 그는 스웨덴계 핀란드인으로 사우나 내에 건축가알바 알토(Alvar Aalto)에게 헌정하는 핀란드식 휴식공간도 만들었다.

커다란 화분은Zetas. 이가 빠져 저렴하게 구입했다. 자갈로부터 발을 보호해 주는 받침돌은Hasselfors Garden.

뒷마당 역시 무대 소품들로 꾸며 작은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거실 벽에는 예술가이자 친구인얀 하프스트롬(Jan Hafstrom)이 그려준 해골 벽화가 있다.

물건을 걸어놓는 데 유용한 옷걸이는 오래된 학교에서 가져왔다. 미란(Myran) 의자는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en)이 디자인한 제품으로Fritz Hansen. 담요는Pia Wallen. 야구방망이는 도둑이 들었을 때를 대비해서 가져다두었다.

자연광을 좋아하는 그는 침실 천장에 채광창을 만들었다. 침대는 빌트인으로 코너에 맞춰 제작했다.

게스트 룸의 책상은이케아캐비닛으로 만들어 수납공간이 많다. 타자기는 부모님께 물려받았다. 아직도 가끔 친구들에게 보낼 짧은 메시지를 쓴다. 모든 장식품은 벼룩시장에서 사들였거나 무대에서 썼던 소품들이다.

스툴은알바 알토(Alvar Aalto)가 디자인한 모델 60(Modell 60)으로Artek. 둥근 창들은 케네스가 직접 설치했고, 좀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의자를 벽에 걸었다.

케네스 크바른슈트롬

환경보호국이 반대하고 나섰을 때 별장은 이미 구상이 끝났을 뿐 아니라 건축 허가까지 받은 상태였다. 스웨덴 노탤리예(Norrta..lje) 북쪽 하로(Haro..)라는 시골 마을. 부지는 호수로부터 좀 떨어져 있고 길도 나 있었지만, 공무원들은 집이 물과 너무 가깝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안무가이자 스톡홀름 컬처 하우스 시립무용단 단장인케네스 크바른슈트롬(Kenneth Kvarnstro..m)은 생각을 바꿔야 했다. 별장을 새로 짓는 대신 노탤리예 지역에 이미 지어진 집을 찾아야 했다. "인터넷에서 이 집을 발견한 후, 마침 그 집 근처에서 열리는 파티에 친구들과 참석한 적 있었어요. 친구 중 한 명은 안으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집은 심하게 낡고 끔찍한 모습이었죠." 그러나 케네스는 이 집에 뭔가 특별함이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고민 없이 계약서를 썼다. 그의 소유가 된 이층집은 즉시 보수에 들어갔다. 습기에 부식된 천장과 오래된 창문을 뜯어내고, 현관 위 발코니까지 없앤 다음, 입구를 옮기고 회색빛이 도는 레드 컬러로 외관을 칠하기만 했는데도 집은 꽤 달라져 있었다. "집을 허물고 새로 짓지 않은 이유를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낡은 곳을 조금씩 살려가면서 보수하면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요. 가능하면 실용적으로, 자연에 가까운 방식을 택하고 싶기도 했고요. 아마씨 오일로 만든 천연 페인트를 쓴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안무가가 되기 전 케네스는 건축가가 되고 싶었다. 두 분야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거리가 멀지 않다. 건축은 지속적이고 춤은 순간적이지만 둘 다 '공간'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실제로 그는 무대장치 전문가나 디자이너, 건축가들과 많은 작업을 했다. 여름 별장은 그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그가 공연 때 쓴 무대 소품이 집 안 곳곳에 놓였고, 댄서들을 지휘하듯 그 오브제들을 자주 옮겨 인테리어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가 최근 마친 공연 <파괴의 노래 Destruction Song>에서 사용한 무대장치가 정원 이곳저곳에 놓여 있고, <스페인식 기침 Spanish Cough>에 등장한 구리 정육면체도 있다. 별은 케네스가 공연에 사용하려고 잘라 만들었지만 실제로 사용하진 않았다. 벤치 역시 무대 소품이었다. "나는 집을 무대 디자인의 창고처럼 쓰는 것 같아요(웃음). 아마 장식품은 계속 늘어날 거예요. 이웃들이 주변을 지나며 늘 우리 집을 궁금해하죠."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던 이웃들도 이제는 시골 마을에 있는 예술가의 특이한 집을 높이 평가한다. 천연색 수제 카펫은 친구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캐로슈카 스트레이(Carouschka Streijffert)가 보내준 샘플이다. "예술적인 기질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별장에 기여할 수 있죠." 케네스는 말했다. 양가죽 깔개와 요제프 프랑크의 천으로 만든 베개는 케네스가 직접 바느질했다. 30년대식 테이블은 부코프스키 경매장에서 구매했고, 카펫은 구닐라 라게헴 울베리의 제품이다. 별장에는 특이한 수집품도 많다. 복도 곳곳에 수납용 금속 박스가 많은데 '쥐가 들어오는 길을 막으려는' 케네스의 묘안. 주철로 만든 찌르레기는 금방이라도 지저귈 것 같고 약 스무 장의 양가죽이 파티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회색 색조는 집 전체에 걸쳐 꾸준히 유지된다. 도시의 모든 집들이 흰 벽 일색인 것을 지루하게 여긴 케네스의 취향이다. 아마씨 오일 페인트로 칠한 벽과 천장은 빛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는데 특히 부엌 벽은 완벽한 톤을 위해 각각 다른 회색을 다섯 번이나 덧칠했다. 이 배경 속에서 톨릭스 의자, 스웨덴 군용 접시, 오래된 공업용 램프 등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모여 있다. 전 주인이 놓고 간 그릇도 잘 닦아 새로 칠해서 장식으로 사용하고, 창틀에는 디자이너스벤 팜비스(Sven Palmqvist)가 디자인한 오레포시의 푸가 시리즈 접시도 놓았다. 바닥에는 그의 어머니가 직접 짠 깔개까지, 온통 믹스매치로 가득하다. 집을 고치며 없애버린 벽난로가 있던 자리는 미완성의 완성이다. 케네스가 벽난로 옆 벽지를 뜯어내다 도중에 싫증이 나서 남은 벽지와 회반죽으로 세계지도를 만들었다. 테이블 위에는 벼룩시장에서 사 모은 물건들과 일본에서 가져온 정종 세트를 올렸다.

회색 톤은 뜰에서도 여러 종류의 콘크리트를 통해 테마를 이어간다. 거실 바깥쪽 테라스는 주로 한여름에 뷔페를 차릴 때 쓰기 때문에 이웃들이 모두 앉을 수 있는 긴 테이블을 제작했다. "지난해에 이곳에서 여름을 보내며 옆집 농부에게 암탉을 빌려왔어요. 편히 쉬면서 이 지역 음식과 내가 직접 재배한 채소를 먹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사탕무는 절대로 자라지 않았고 암탉들은 이웃집으로 돌아가버렸어요. 역시 도시 사람은 어쩔 수 없나 봐요(웃음). 올해가 이 별장에서 네 번째로 보내는 여름인데, 이번엔 친구들에게 열쇠를 어디 두었는지 알려주고 집을 쓰게 하려 해요! 나 대신 정원 손질도 좀 하라고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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