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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그린 시조>

차한잔의 여유......../시.낙서

by 디자이너-이충길 2017. 6. 1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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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그린 시조>


1.시인의 고향 / 정완영


경부선 김천에서 북으로 한 20리

추풍령 먼 영마루 구름 한 장 얹어두고

밟으면 거문고 소리 날듯도 한 내 고향 길.


한구비 돌아들면 돌부처가 살고 있고

또 한고비 돌아들면 이조백자 닮은 마을

땟국도 금간 자국도 모두 정이랍니다.


바위 틈 옹달샘에도 다 담기는 고향 하늘

해와 달 곱게 접어 꽃잎처럼 띄워두고

조각달 외로운 풀에도 꿈을 모아 살던 마을


널어논 무명베 같은 시냇물이 흘렀는데

낮달이 하나 잠기어 흔들리는 여울목엔             *시인은 작품“밖”에 존재하고

별보다 고운 눈매의 조약돌도 살았어요              화자는 작품“안”에 존재한다

                                                                     그래서 작품속에서 말하는 이를 詩人

두줄기 하얀 전선이 산마루를 넘어가고             과 구분하여 화자라 부른다

쑤꾹이 울음소리가 그 전선에 걸려 있고             詩에서 화자와 시인이 동일시 되면

늦은 봄 장다리밭엔 노오란 해가 숨었지요.         개성론이되고 이때의 시는 고백적이며

                                                                     자전적이다.즉1인칭화자인데,시조 

                                                                    작품은1인칭 화자가 많은 편이다.

2.고향 생각/정완영

 

쓰르라미 매운 울음이 다 흘러간 극락산 위

내고향 하늘빛은 열무김치 서러운 맛

지금도 등 뒤에 걸려 사윌 줄을 모르네‘


洞口밖 키큰장성 十里벌을 다스리고

풀수풀 깊은 골에 시절잃은 물레방아

추풍령 드리운 落照에 한폭 그림이던 곳.


소년은 풀빛을 끌고 세월속을 갔건마는

버들피리 언덕위에 두고온 마음하나

올해도 차마 못잊어 봄을 울고 가더란다.


오솔길 갑사댕기 서러워도 달이 뜨네

꽃가마 울고 넘은 서냥당 제 철이면

생각다 생각다 못해 물이 들던 도라지꽃


가난도 길이 들면 양처럼 어질더라

어머님 곱게 나순 물레줄에 피가 감겨

청산속 감감히 묻혀 등불처럼 가신사랑.


뿌리고 거두어도 가시잖은 억만 시름

고래등 같은 집도 다락같은 소도 없이

아버님 탄식을 위해 먼 들녘은 비었더라.


빙그르 돌고 보면 인생은 회전목마

한 목청 뻐꾸기에 고개 돌린 외 사슴아

내 죽어 내 묻힐 땅이 구름밖에 저문다.



3.고향의 봄 / 정완영


시냇가 수양버들 눈은 미처 못 떴지만

봄 오는 기척이야 어디서나 소곤소곤

별발로 잔뿌리 내리고 잠도 솔솔 내리더라,



4.고항의 여름 / 정완영


동구밖 정자나무는 대궐보다 덩그런데

패랭이 꽃만한 하늘은 골에 갇혀 혼자피고

금매미 울음소리만 주렁주렁 열리더라.



5.고향의 가을 / 정완영


부어떼 피라미떼 살오르던 시냇물이

밤이며 꼬리치며 하늘로도 이어지고

그물이 은하수 되어 용마루에 흐리더라.



6.고향의 겨울 / 정완영


아랫목 다 식어도 정이남아 훈훈하고

쌀독쌀 떨어져도 밤새도록 내리던 눈

삼이웃 둘러만 앉아도 만석 같은 밤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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