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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 윤동주의 시 모음 ...♤♧

차한잔의 여유......../시.낙서

by 디자이너-이충길 2016. 4. 2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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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주의 시 모음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윤동주 


 

편 지 / 윤동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서 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자 화 상 (自畵像)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쉽게 씌어진 시 (詩) / 윤동주 

 

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學費) 봉투(封套)를 받아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참 회 록 /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줄에 줄이자

―만이십사년일개월(滿二十四年一個月)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프랑시스 잠',‘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서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길 /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또 다른 고향 / 윤동주 

 

고향(故鄕)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白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宇宙)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서 곱게 풍화작용(風化作用)하는

백골(白骨)을 들여다 보며

눈물 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白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志操)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白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故鄕)에 가자.

 

 

(肝) /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肝)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龍宮)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프로메테우스

 

 

병 원  /  윤동주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 옷 아

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金盞花) 한 포기

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소 년  /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무 가지 우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

을 들여다보려면 눈섭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 보

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

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십자가 /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아우의 인상화 (印象畵) / 윤동주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애띤 손을 잡고

'늬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은 진정코 설은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들여다 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걸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오줌싸개지도

빨래줄에 걸어논

요에다 그린 지도

지난 밤에 내 동생

오줌싸 그린 지도

꿈에 가본 엄마 계신

별나라 지돈가?

돈 벌러간 아빠 계신

만주땅 지돈가?

못 자는 밤

하나,둘,셋,넷

.................

밤은

많기도 하다.

 

 

 

한난계 / 윤동주

 

싸늘한 대리석 기둥에 모가지를 비틀어 맨 한난계

문득 들여다볼 수 있는 운명한 오척육촌의 허리 가는 수은주

마음은 유리관보다 맑소이다.

혈관이 단조로워 신경질인 여론동물

가끔 분수 같은 냉 침을 억지로 삼키기에

정력을 낭비합니다.

영하로 손가락질할 수돌네 방처럼 칩은 겨울보다

해바라기가 만발할 팔월 교정이 이상곱소이다.

피끓을 그 날이-

어제는 막 소낙비가 퍼붓더니 오늘은 좋은 날씨올시다.

동저고리 바람에 언덕으로, 숲으로 하시구려-

이렇게 가만가만 혼자서 귓속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나는 또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나는 아마도 진실한 세기의 계절을 따라,

하늘만 보이는 울타리 안을 뛰쳐

역사 같은 포지션을 지켜야 봅니다.

 

 

눈오는 지도 (地圖) / 윤동주

 

順伊가 떠난다는 아츰에 말못할 마음으
로 함박눈이 나려、슬픈것 처럼 窓밖에
아득히 깔린 地圖우에 덥힌다。
房안을 도라다 보아야 아무도 없다。 壁
과 天井이 하얗다。房안에까지 눈이 나
리는 것일까、정말 너는 잃어버린 歷史
처럼 홀홀이 가는것이냐、떠나기前에 일러
둘말이 있든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거리、어느마을、어
느집웅밑、너는 내 마음속에만 남어 있는
것이냐、네 쪼고만 발자욱을 눈이 작고
나려 덥혀 따라갈수도 없다。눈이 녹으
면 남은 발자욱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사이로 발자욱을 찾어 나서면 一年열
두달 하냥 내마음에는 눈이 나리리라

 

 

돌아와 보는 밤 / 윤동주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옵니다。불을 켜두
는것은 너무나 피로롭은 일이옵니다。

그것은 낮의 延長이옵기에――

이제 窓을 열어 空氣를 밖구어 드려야
할턴데 밖을 가만이 내다 보아야 房안
과같이 어두어 꼭 세상같은데 비를 맞
고 오든길이 그대로 비속에 젖어 있사옵니다。

하로의 울분을 씻을바 없어 가만히 눈
을 감으면 마음속으로 흐르는 소리、이
제、思想이 능금처럼 저절로 익어 가옵니다。

 

 

새로운 길 /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길 새로운길

문들레가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길은 언제나 새로운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간판 (看板) 없는 거리 / 윤동주

 

停車場 푸랕에
나렷을때 아무도없어、

다들 손님들뿐、
손님같은 사람들뿐、

집집마다 看板이없어
집 찾을 근심이없어

빨가케
파라케
불붓는文字도없이

모퉁이마다
慈愛로운 헌 瓦斯燈에
불을 혀놓고、

손목을 잡으면
다들、어진사람들
다들、어진사람들

봄、여름、가을、겨을、
순서로 돌아들고、 

 

 

태초(太初) 의 아츰(침) / 윤동주

 

봄날 아츰도 아니고
여름、가을、겨을、
그런날 아츰도 아닌 아츰에

빨―간 꽃이 피여낫네、
해ㅅ빛이 푸른데、

그前날밤에
그前날밤에
모든것이 마련되엿네、

사랑은 뱀과 함께
毒은 어린 꽃과 함게 

 

 

또 태초(太初)의 아츰(침) / 윤동주

 

하얗게 눈이 덮이엿고
電信柱가 잉잉 울어
하나님말슴이 들려온다。

무슨 啓示일가。

빨리
봄이 오면
罪를 짓고
눈이
밝어

이가 解産하는 수고를 다하면
無花果 잎사귀로 부끄런데를 가리고
나는 이마에 땀을 흘려야겟다。

 

 

새벽이 올까지 / 윤동주

 

다들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검은 옷을 입히시요。

다들 살어가는 사람들에게
힌 옷을 입히시요。

그리고 한 寢台에
가즈런이 잠을 재우시요

다들 울거들랑
젖을 먹이시요

이제 새벽이 오면
나팔소리 들려 올게외다。 

 

무서운時間 / 윤동주

 

거 나를 부르는것이 누구요、

가랑닢 입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呼吸이 남어 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몸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이 마치고 내 죽는날 아츰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닢이 떠러질텐데……

나를 부르지마오。 

 

 

바람이 불어 /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가、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理由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理由가 없을가、

단 한女子를 사랑한 일도 없다。
時代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작고 부는데
내발이 반석우에 섯다。

강물이 작고 흐르는데
내발이 언덕우에 섯다。 

 


슬픈族屬 / 윤동주

 

힌 수건이 검은 머리를 두르고
힌 고무신이 거츤발에 걸리우다。

힌 저고리 치마가 슬픈 몸집을 가리고、
힌 띠가 가는 허리를 질끈 동이다。 

 

 

눈감고 간다 / 윤동주

 

太陽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었는데
눈감고 가거라。

가진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

발뿌리에 돌이 채이거든
감었든 눈을 왓작떠라。
 

 

힌그림자. / 윤동주

 

黃昏이 지터지는 길모금에서
하로종일 시드른 귀를 가만이 기우리면
땅검의 옴겨지는 발자취 소리、

발자취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총명 했든가요。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것을 깨다른 다음
오래 마음 깊은 속에
괴로워하든 수 많은 나를
하나, 둘 제고장으로 돌려보내면
거리모통이 어둠속으로
소리없이 사라지는 힌 그림자、

힌 그림자들
연연히 사랑하든 힌 그림자들、

내 모든 것을 돌려 보낸뒤
허전히 뒷골목을 돌아
黃昏처럼 물드는 내 방으로 돌아오면

信念이 깊은 으젓한 洋처럼
하로 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뜻자。

 

 

사랑스런 追憶 / 윤동주

 

봄이오든 아츰、서울 어느쪼그만 停車場에서
希望과 사랑처럼汽車를 기다려、
나는푸라트․에 간신한그림자를 터러트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것도없이
나래속을 속、속、햇빛에빛워、날었다。
汽車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 다 주어、
봄은 다가고―― 東京郊外어느조용한下宿房
에서、 옛거리에 남은나를

希望과 사랑처럼 그리워 한다。
오늘도 汽車는몇번이나 無意味하게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停車場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어 있거라。 

 

흐르는 거리 / 윤동주

 

으스럼이 안개가 흐른다。거리가 흘러간다。
저 電車、自動車、모든 바퀴가 어디로 흘리워
가는 것일가? 定泊할 아무港口도없이、가련한
많은 사람들을 실고서、안개속에 잠긴
거리는、

거리모통이 붉은 포스트상자를 붓잡고、
서슬라면 모든 것이 흐르는속에 어렴푸시빛
나는 街路燈、꺼지지 않는것은 무슨象徵
일까? 사랑하는동무 朴이여! 그리고 金이여!
자네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끝없이 안개가
흐르는데、

「새로운날아츰 우리 다시 情답게 손목을잡
어 보세」 몇字 적어 포스트속에 떠러트리고、
밤을 새워 기다리면 金徽章에 金탄추를
삐엿고 巨人처럼 찬란히 나타나는 配達夫、
아츰과 함께 즐거운 來臨、

이밤을 하욤없이 안개가 흐른다。 

 


봄 / 윤동주

 

봄이 血管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돌、시내가차운 언덕에
개나리、진달레、노―란 배추꽃、

三冬을 참어온 나는
풀포기 처럼 피여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처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높기도 한데…… 

 

 

慰勞 / 윤동주

 

거미란 놈이 흉한 심보로 病院 뒷뜰
난간과 꽃밭사이 사람발이 잘 다찌않
는곳에 그믈을 처놓앗다。 屋外療
養을 받는 젊은 사나이가 누어서
치여다 보기 바르게――

나비가 한마리 꽃밭에 날어들다 그믈에
걸리엿다。 노―란 날개를 파득거려도
파득거려도 나비는 작고 감기우기만한
다。 거미가 쏜살같이가더니 끝없는끝
없는실을뽑아 나비의 온몸을 감어버
린다。 사나이는 긴 한숨을쉬엿다。

나(歲)보담 무수한 고생끝에 때를잃
고 病을 얻은 이사나이를 慰勞할말이
――거미줄을 헝크러 버리는 것박에
慰勞의 말이 없엇다

 

 

八福 / 윤동주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저히가 永遠히 슬플것이오。

 

 

산골물 / 윤동주

 

괴로운 사람아 괴로운 사람아
옷자락물결 속에서도
가슴속깊이 돌돌 샘물이 흘러
이밤을 더부러 말할이 없도다。
거리의 소음과 노래 부를수없도다。
그신듯이 냇가에 앉어스니
사랑과 일을 거리에 맥기고
가마니 가마니
바다로 가자、
바다로 가자、 

 

 

薔薇病 들어 / 윤동주


장미 병들어
옴겨 노흘 이웃이 없도다。

달랑달랑 외로히
幌馬車 태워 山에 보낼거나、

뚜―― 구슬피
火輪船 태워 大洋에 보낼거나、

푸로페라소리 요란히
飛行機 태워 成層圈에 보낼거나

이것 저것
다 구만두고

자라가는 아들이 꿈을 깨기前
이내 가슴에 무더다오。
 


달같이 / 윤동주

 

年輪이 자라듯이
달이자라는 고요한 밤에
달같이 외로운 사랑이
가슴하나 뻐근히
年輪처럼 피여나간다。

 


고추밭 / 윤동주


시드른 닢새속에서
고 빨―간살을 드러내 놓고、
고추는 芳年된 아가씬양
땍볕에 작고 익어간다。

할머니는 바구니를 들고
밭머리에서 어정거리고
손가락 너어는 아이는
할머니 뒤만 따른다。

 

 

코쓰모쓰 / 윤동주

 

淸楚한 코쓰모쓰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넷 少女가 몯견디게 그리워
코쓰모쓰 핀 庭園으로 찾어간다。

코쓰모쓰는
귀또리 울음에도 수집어지고、

코쓰모쓰 앞에선 나는
어렷을적 처럼 부끄러워 지나니、

내마음은 코쓰모쓰의 마음이오.
코쓰모쓰의 마음은 내마음이다。 

 


異蹟 / 윤동주

 

발에 터분한 것을 다 빼여 바리고
黃昏이 湖水우로 걸어오듯이
나도 삽분 걸어 보리 잇가?

내사 이 湖水가로
부르는 이 없이
불리워 온것은
참말異蹟이 외다。

오늘따라
戀情、自惚、猜忌、이것들이
작고 金메달처럼 만저 지는구려

하나、내 모든것을 餘念없이、
물결에 써서 보내려니
당신은 湖面으로 나를불려내소서。

 

 

사랑의 殿堂 / 윤동주

 

順아 너는 내 殿에 언제 들어왓든것이냐?
내사 언제 네殿에 들어갓든것이냐?
우리들의 殿堂은
古風한 風習이어린 사랑의 殿堂
順아 암사슴처럼 水晶눈을 나려감어라。
난 사자처럼 엉크린 머리를 고루련다。
우리들의 사랑은 한낫 벙어리 엿다。
靑春!
聖스런 촛대에 熱한불이 꺼지기前、
順아 너는 앞문으로 내 달려라。
어둠과 바람이 우리窓에 부닥치기前
나는 永遠한 사랑을 안은채
뒤ㅅ 門으로 멀리 사려지련다。
이제.
네게는 森林속의 안윽한 湖水가 있고、
내게는 峻儉한 山脉이있다。

 


비오는 밤 / 윤동주

 

솨― 철석! 파도소리 문살에 부서저
잠살포시 꿈이 흐터진다。

잠은 한낫 검은고래떼처럼 살래여、
달랠 아무런 재조도 없다。

불을밝혀 잠옷을 정성스리 여매는
三更。
念願。

憧憬의 땅 江南에 또洪水질것만시퍼、
바다의 鄕愁보다 더 호젓해 진다

 

 

어머니 / 윤동주

 

어머니!
젖을 빨려 이마음을 달래여주시오。
이밤이 작고 설혀 지나이다。

이아이는 턱에 수염자리잡히도록
무엇을 먹고 잘앗나이까?
오날도 힌주먹이
입에 그대로 믈려있나이다。

어머니
부서진 납人形도 슬혀진지
벌서 오램니다

철비가 후누주군이 나리는 이밤을
주먹이나 빨면서 새우릿가?
어머니! 그어진손으로
이울음을 달래여주시요

 


街路樹 / 윤동주

 

街路樹、단촐한 그늘밑에
구두술 같은 헤ㅅ바닥으로
無心히 구두술을 할는 시름。

때는 午正。싸이렌、
어대로 갈것이냐?

□시 그늘은 맴 돌고。
따라 사나이도 맴돌고

 


遺 言 / 윤동주

 

후어―ㄴ한房에 遺言은 소리없는 입놀림。

――바다에 眞珠캐려 갓다는 아들
海女와 사랑을 속삭인다는 맏아들、
이밤에사 돌아오나 내다봐라――

平生 외로운 아바지의 殞命、

외딴집에 개가 짖고、
휘양찬 달이 문살에 흐르는 밤

 

 

窓 / 윤동주

 

쉬는 時間마다
나는 窓역흐로 함니다。

――窓은 산 가르킴。

이글이글 불을 피워주소、
이방에 찬것이 설임니다。

단풍닢 하나
맴 도나 보니
아마도 작으만한 旋風이 인게웨다。

그래도 싸느란 유리창에
햇살이 쨍々한 무렵、 

  

瞑 想 / 윤동주


가츨가츨한 머리갈은 오막사리 처마끝、
쉿파람에 코ㄴ마루가 서분한양 간질키오。

들窓같은 눈은 가볍게 닫혀、
이밤에 戀情은 어둠처럼 골골히 스며드오

 

 

悲 哀 / 윤동주


호젓한 世紀의 달을 딿아
알뜻 모를뜻 한데로 거닐과저!

아닌 밤중에 튀기듯이
잠자리를 뛰처
끝없는 曠野를 홀로 거니는
사람의心思는 외로우러니

아― 이젊은이는
피라미트처럼 슬프구나

 

소 낙 비 / 윤동주


번개、뇌성、왁자지근 뚜다려
머―ㄴ 都會地에 落雷가 있어만싶다。

벼루짱 엎어논 하늘로
살같은 비가 살처럼 쏫다진다。

손바닥 만한 나의庭園이
마음같이 흐린湖水되기 일수다。

바람이 팽이처럼 돈다。
나무가 머리를 이루 잡지 몯한다。

내敬虔한 마음을 모서드려 



그女子 / 윤동주


함께핀 꽃에 처음 익은 능금은
먼저 떨어젓슴니다。

오날도 가을바람은 그냥붐니다。

길가에 떨어진 불근 능금은
지나든 손님이 집어갓슴니다。 

 


夜 行 / 윤동주


正刻!마음이 앞은데있어 膏藥을붗이고
시들은 다리를 끟을고 떻나는 行裝、
――― 汽笛이들리잖게 운다。
사랑스런女人이 타박타박 땅
을 굴려 쫓기에
하도 무서워 上架橋를 기여넘다。
――― 이제로붙어 登山鐵道、
이윽고 思索의 포푸라
詩라는것을反芻하다 맛당이反芻하여야한다。
――― 저녁煙氣가 놀로된 以後.
휘ㅅ바람부는 햇 귀뜰램이의
노래는 마듸마듸 끟어저
그믐달 처럼 호젓하게슬프다、
늬는 노래배울 어머니도 아바지도 없나보다
――― 늬는 다리가는 쬐그만보해미앤、
내사 보리밭동리에 어머니도
누나도 있다。
그네는 노래부를줄 몰라
오늘밤도 그윽한 한슴으로 보내리니――



별헤는 밤..........윤동주>詩<


출처 : 아름다운 세상 -아세향-
글쓴이 : 소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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