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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컴·윌리엄 왕자도 반한..신이 만든 천국 세이셸

라오스로 떠나자......./여행을떠나자

by 디자이너-이충길 2014. 4. 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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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묻지않은 자연 그대로의 섬…바다거북과 친구하며 "안녕" 인사
변화무쌍한 화강암 해변 와~ 영화 `캐스트 어웨이` 주무대로

 

 

↑ ① 세이셸의 해변. 파스텔톤 바다 색에 반해 윌리엄 왕세자 등 전세계 슈퍼리치들이 은밀하게 찾는 0.1%의 휴양지다.② 바윗돌처럼 흔하게 볼 수 있는 바다거북. ③ 베컴 부부가 머물렀던 노스 아일랜드 리조트. ④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라디그의 앙세 소스 다종 해변.

'세이셸?' 뜬금없는 나라 이름. 순간, 또 방랑벽이 도졌다. 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가보자. 스튜어디스 좋은 게 이런 거다. 남들은 평생 가보지도 못할 낯선 나라를 노선과 함께 언제든 찍을 수 있다는 거. 문제는 팀 구성. 기내에서 슬슬 밑밥을 던졌다. 잠깐 머무는 기항지 여행, 싱글도 좋지만, 팀을 꾸려 총알 투어를 하고 오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결국 프랑스인 캡틴에 브라질 동료 승무원이 '세이셸' 한마디에 동참 결정. 인도인 사무장은 자신의 약혼녀도 꼬셔냈다며 연신 간이 브리핑까지 진행하신다. 세이셸은 한국인에겐 낯설지만, 유럽 중동의 슈퍼리치들에겐 버킷리스트 여행지로 꼽힌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지'와 영국 BBC는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세계 50대 관광지'로 세이셸을 빼놓지 않았을 정도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 그루밍 체커가 당부를 한다. "선탠을 하는 건 좋은데 너무 태워서 오면 며칠간 비행을 못할 테니 조심해서 놀아!" 맞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늘 '고갱님(고객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마음 놓고 선탠도 못할 처지. 잠깐의 비행. 어느새 마헤 섬이다. 파란 해변과 푸른 야자수, 자유분방한 사람들에게서 휴양지의 모습이 제대로다. 설레는 마음으로 호텔에 들어서니 작고 귀여운 도마뱀들이 분주히 벽을 타며 나를 맞이한다. 도마뱀마저도 반가운 이곳 세이셸. 승무원들의 총알 여행에 낭만은 사치다. 초단위로 즐겨야 한다.

일행들은 급한 마음에 바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해변으로 직행. 실컷 바다를 맛보니 해가 뉘엿뉘엿 진다. 잠깐 짬을 내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도인 빅토리아 시내를 찍었다. 좁고 꼬불꼬불한 거리를 흑인들로 가득 찬 버스가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 좁게 열린 창문 틈 사이로 바람이 불어온다. 흑인 특유의 냄새는 나지 않지만, 그들 특유의 무표정함과 낯선 시선이 피부에서 느껴진다.

버스에서 내려 어시장도 구경하고 과일도 사먹으며 발길 닿는 대로 걸었다. 아프리칸 특유의 무표정함과 무례함을 갖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시장에서 만난 세이셸 사람들은 프랑스와 영국의 지배하에 있었던 탓인지 유창하게 영어와 불어를 구사하면서 꽤나 매너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튿날은 비행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 새벽부터 강행군. 보트 투어다. 일행들이 모두 모이자 보트는 우리를 싣고 20여 분을 달려 스노클링을 하기 위해 바다 한가운데에 정박했다. 잠깐의 물놀이를 끝낸 뒤엔 '플레이보이 섬'으로 향했다. 이 애칭의 유래가 재밌다. 사실 세이셸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씨앗인 코코 드 메르가 유일하게 열리는 곳이다. 이 열매는 인체의 은밀한 부위를 닮아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열매'라 불린다.

잠깐 휴식 뒤엔 본격적인 보트 일주. 세이셸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흰 모래와 울퉁불퉁한 화강암이 보트 옆으로 병풍처럼 펼쳐진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주 무대였던 이곳이 빛을 받아 그때그때 핑크빛, 회색빛으로 변한다. 풍광에 반한 것도 잠시. 아뿔사. 어깨가 따끔거린다. 이내, 귓전을 때리는 옆 동료의 한마디.

"향미, 너 피부 색깔 얘네들이랑 똑같아. 누가 누군지 모르겠어." 여기서 말하는 얘네들이란 인도, 미얀마, 브라질 동료들인데 그만큼 선탠이 많이 된 모양이다. 비행 때, 사무장한테 깨질 게 뻔하다. 그래도 좋다. 가수 싸이의 노랫말처럼 이곳, 여기가 천국이니깐.

▶세이셸은 어디에=인도양 서부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와 모리셔스의 북쪽에 있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유명인사들이 선택한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천혜의 휴양지. 연간 소득 2만5000달러로, 아프리카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부국. 116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다. 주도인 마헤 섬에 수도 '빅토리아'가 있고, 인구의 80%가 산다.

▶한국에서 가려면=한국에서는 두바이, 도하, 나이로비, 에티오피아 등을 경유한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두바이-세이셸을 주 11회, 에티하드 항공은 아부다비-세이셸을 주 7회 운항. 총 소요시간은 12시간 정도.

▶시차는=한국보다 5시간 늦다. 여기가 낮 12시면, 세이셸은 아침 7시.

▶안전할까=치안 걱정 붙들어 매시라. 정치 분쟁 제로. 치안 평점 A플러스다.

■ 최향미는… '발길 닿는 곳마다 인연이었네(벗나래 출판)'의 저자. 파리행 비행기 출발 2시간 전에 티켓을 살 정도로 충동적이고 요르단 암만의 모르는 사람 집에서 잘 정도로 용감하며, 짙은 안개로 베이루트행 비행기가 모두 취소돼도 자신의 비행기는 뜰 거라고 믿는 긍정적인 스튜어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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