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사용 설명서-요즘 호텔에선 투숙객의 안위와 쾌락을 위해 별걸 다 해준다.

요즘 호텔에선 투숙객의 안위와 쾌락을 위해 별걸 다 해준다. 당신이 몰라서 못 누리고 있는 호텔의 '버틀러'급 서비스를 샅샅이 짚었다.

 

1. 입구

● 호텔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인물, 도어맨은 필요에 따라 시큐리티의 역할을 겸하기도 한다. 호텔에 묵는 손님이 언제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든든한 내 편인 셈. 일례로 호텔 앞에서 택시 기사와 요금을 두고 언쟁이 붙었다면 도어맨에게 도움을 청하자.
그는 호텔의 도어맨이기 이전에 그 도시의 물정을 잘 이해하고 있는 지역민이다. 특히 바가지가 심한 나라에서는 어느 정도의 요금이 합리적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믿음직스러운 방법이다.

● 호텔에서 다른 구역으로 출발할 때도 마찬가지. 도어맨은 초행자가 이동하는 데 불편을 겪지 않도록 택시나 리무진을 대기시켜줄 것이다. 이 경우에도 미리 어느 정도 요금이 나올지 물어보고 탑승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택시 기사에게 정확한 지명을 본토 발음으로 전달해줄 것이므로 엉뚱한 곳에 도착할 가능성이 적다.

2. 객실

● 객실에서는 맨 처음 '웰컴 드링크'가 투숙객을 맞는다. 공짜인지 의심하지 말자. 웰컴 드링크는 호텔에서 당신의 방문을 환영하며 내주는 선물이다. 웰컴 드링크 옆에 놓인 과일과 쿠키도 같은 맥락. 환영의 말이 적힌 카드를 읽으며 가볍게 배를 채우면 그만이다.

● 화장실에 놓인 물은 마셔도 되는 걸까? 일반적으로 미니 바 밖에 놓여 있는 물은 무료다. 단, 생수병 위에 요금 태그가 붙어 있다면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객실 안에 있는 음식을 먹거나 물건을 사용할 때 유료인지 무료인지 의심스럽다면 일단 책장 서랍을 살펴보라. 서랍장 어디엔가 미니 바 요금표가 들어 있을 것이다. 그 목록에 내역이 적혀 있지 않다면 그건 무료로 사용해도 좋다는 뜻이다. 휴양지에 위치한 고급 리조트에서는 객실에 모기약, 벌레 퇴치제, 알로에겔, 샌들, 개인용 돗자리, 비치백 등 개인 용품까지 구비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적극적으로 이용하길 권한다.

● 침대와 화장실은 호텔 선택 여부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호텔만큼 편한 침대와 인체공학적인 베개가 어디있겠나. 객실에서 사용하는 어메니티나 침구가 마음에 쏙 들었다면 구매가 가능한지 문의해볼 것. 반얀트리 등 스파가 특화된 리조트에서는 어메니티를, 메리어트 호텔에서는 침구류를 구매할 수 있다. 로비에 위치한 델리숍에서 목욕 가운, 수건 등 호텔에서 특별히 주문 제작한 용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 버틀러가 있는 호텔에 묵는 투숙객을 위해 몇 가지 예를 제시한다. 당신은 전화기에 담당 버틀러와 바로 연결되는 버튼을 누르고 무엇이든 부탁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는 짐 풀기, 짐 싸기, 옷 다리기, 구두 닦기, 각종 레스토랑 추천 및 예약, 커피와 차 제공 등이다. 비상약을 제공받거나 정해진 시간에 욕조에 물을 받아놓도록 부탁할 수도 있다. 단, 모든 부탁에는 팁이 포함된다.

● 호텔은 점점 '스마트'해진다. 객실마다 아이팟 도킹 시스템과 스마트 TV를 갖추고 페이퍼리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스마트 TV를 잘 활용하면 여행이 풍요롭고 편리해진다. 스트리밍 기능을 이용해서 DVD를 시청할 수 있는 건 물론, 휴대전화와 스마트 TV를 연결해 휴대전화 속 음악을 선택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환상적인건 근처 공항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는 것이다. 호텔 객실 안에서 비행기의 이륙 정보, 대기 시간, 게이트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3. 컨시어지

● 여행지에서 다음과 같은 상황에 처한 적이 있는지? 귀찮아서 여행 계획을 촘촘히 안 세웠거나, 혹은 지도와 가이드북을 집에 두고 왔거나. 걱정할 필요 없다. 호텔 서비스의 '꽃', 컨시어지가 곤란을 해결해준다. 컨시어지 활용의 좋은 예. "오전 10시부터 4~5시간 동안 이 도시를 여행하고 싶어요. 유적지 구경보다는 아웃도어 활동을 더 좋아해요. 괜찮은 코스를 짜줄 수 있나요?" 컨시어지에서 할 수 있는 답은 'Yes'뿐! 현지 로컬인 호텔리어가 당신의 요구에 맞는 여행 코스를 제안하고, 들어가는 비용, 루트별 소요 시간 등 상세한 정보를 모두 정리해줄 것이다. 고급 트래블 플래너의 프라이빗한 서비스를 놓치지 말자.

● 산이나 호수, 바다와 같은 자연이나 유적지가 많은 지역의 호텔과 리조트에는 대부분 자체적으로 구성한 여행 상품이 있다. 단체 신청만 가능한 아웃도어 활동이나 가이드가 반드시 필요한 데스티네이션을 여행해야 할 때 컨시어지에서 호텔이 보유한 여행 패키지 프로그램을 문의하면 된다. 만약 자체 프로그램이 없다면 현지 여행 에이전시와 연결해주기도 한다.

● 컨시어지의 예약 대행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자. 당신이 만약 그 도시의 '뜨는' 호텔에 묵고 있다면 서비스의 범위는 더 넓어진다. 호텔의 이름값으로 줄 서야 겨우 입장할 수 있 는 '힙'한 클럽이나 이방인의 신분으로는 쉽게 예약하기 힘든 고급 레스토랑에 좀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4. 짐, 스파, 수영장

● 포시즌스, 페닌슐라, 샹그릴라, 만다린 오리엔탈과 같은 5성급 이상의 고급 호텔&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짐gym에는 투숙객을 위한 퍼스널 트레이너가 상주한다. 숙박 기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그룹 엑서사이즈 프로그램이 있는지 체크하고 필요에 따라 활용한다. 아시아권 휴양지에 있는 리조트의 경우 요가, 필라테스, 명상, 무에타이 등의 액티비티를 상주 트레이너와 함께 체계적으로 배우고 즐길 수 있다. 대부분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 자체 스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호텔&리조트에서는 단순한 일회성 스파뿐 아니라 테라피스트의 전문적인 케어를 받을 수 있다. 반얀트리, 만다린 오리엔탈과 같은 스파 리조트에서는 고객의 숙박 일정에 맞춰 식단 조절, 마사지, 아로마 테라피 등의 프로그램으로 디톡스를 포함한 체계적인 건강 관리를 해준다.

● 비치 타월, 세면도구, 물 등은 어느 수영장에서나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컨시어지의 서비스 퀄리티가 높은 4성급 이상의 호텔&리조트에서는 선크림, 의약품, 모기 퇴치 스프레이와 같은 소모품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휴양지의 4~5성급 이상 리조트에서는 음료, 과일과 같은 간식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니 체크해볼 것.

5. 라이브러리

● 호텔&리조트에 라이브러리가 있는지 체크한다. 번화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고급 리조트, 예술가나 저명인사의 숙박 기록을 전시한 그 도시의 유서 깊은 호텔 등은 웬만한 '독립 서점' 수준의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라이선스 매거진의 최신판, 수준 높은 로컬 매거진뿐 아니라 베스트셀러, 가이드북 등의 유용한 콘텐츠를 빌려볼 수 있다. 객실에 DVD 플레이어가 있다면 라이브러리나 컨시어지에서 DVD를 대여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6. 클럽 라운지

● 대부분의 호텔&리조트는 클럽 라운지를 보유하고 있다. 클럽 층 객실에 숙박하는 고객이나 멤버십 회원들에게만 오픈하는 공간이다. 라운지에는 커피와 차, 간단한 간식이 늘 구비되어 있으며 조식 뷔페를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다. 몇몇 호텔에서는 맥주, 와인, 칵테일과 스낵을 무료로 제공하는 '칵테일 아워'도 운영하니 문의해보자. 최신형 컴퓨터와 빔 프로젝터 등의 비즈니스 관련 인프라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출장 중 중요한 회의나 미팅이 있을 경우 클럽 라운지의 미팅 룸 또는 회의실 대여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것.

7. 레스토랑

● 호텔 레스토랑에는 그 도시에서 가장 좋은 식재료들이 모인다.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호텔에서 레스토랑을 건너뛰는 실수는 범하지 말자. 유럽에서는 호텔의 명예를 위해 최고의 셰프를 고용하고 상업성과 관계없이 그들이 마음껏 요리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유럽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고급 호텔 레스토랑에 가면 그 도시의 시그니처 메뉴를 최상의 상태로 맛볼 수 있다.

● 소믈리에는 기본적으로 음식과 와인의 마리아주를 도와준다. 레스토랑에 소믈리에가 상주하고 있다면 그를 적극 활용하자. 요리와 어울리지 않는 와인으로 식사를 망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와인의 역사와 품종에 대한 지식을 곁들여 재미있게 설명하는 소믈리에를 만난다면 식사가 더욱 즐겁다. 그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방문한 나라에서 어떤 와인이 유명한지, 몇 년산 빈티지를 기념으로 사가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 '올 인클루시브'라고 모든 게 공짜는 아니다. 올 인클루시브란 세끼 식사, 액티비티, 숙박 등 호텔에서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는 걸 뜻한다. 단, 어디까지가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인지 미리 체크해야 한다. 호텔 등급에 따라 식사와 야식, 간식, 주류, 비싼 양주까지 모두 무료인 곳도 있고 식사 이외에 핑거푸드와 주류에는 요금을 책정하는 경우도 있다.

8. 바, 덴

● 도심에 위치한 호텔 바는 트렌디한 로컬의 놀이터다. 로컬에게 인정받는 바를 만드는 것은 최신 호텔의 경향이니까. 특히 아트 워크에 신경 쓴 호텔일수록 훈훈한 사람들이 모일 확률이 높다. 호텔이 마련해 준 세련된 공간에서 그들과 어울려 놀다 보면 지금 그 도시의 이슈가 무엇인지, 그 사회가 어떤 곳인지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다.

● 호텔에서 직접 운영하는 바일 경우 가벼운 복장으로 객실을 나선다. 거추장스러운 가방은 놓고 가도 좋다. 바에서 사용한 요금은 체크아웃할 때 한꺼번에 계산할 수 있다. 아무리 취해도 객실 열쇠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

● 바의 이벤트 스케줄을 체크한다. 루프톱 바가 있는 호텔일 경우 종종 영화를 상영하거나 음악회가 열린다. 후텁지근한 나라에서 즐기는 풀 바 파티pool bar party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 아주 드물지만 애크러배틱 공연을 선보이는 바도 있다.

● 클래식한 분위기의 호텔에 묵는 경우 '덴the den' 공간을 발견할 수 있다. 흔히 남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여겨지지만 여성의 출입이 제한되는 건 아니다. 호텔 내에서 공식적으로 흡연할 수 있는 공공장소로, 최고급 시가와 위스키, 코냑을 즐길 수 있다.

*TIP

-호텔마다 제공하는 서비스가 달라요. 룸에 비치된 호텔 디렉토리 북을 확인하면 이 호텔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자세히 알 수 있어요. (By_에디터 류진)

-'올 인클루시브'라고 모두 공짜는 아니지만 호텔 등급이나 가격에 따라 고가의 주류나 음료가 공짜인데도 있으니 어디까지 무료로 제공되는지 확인하세요. (By_에디터 김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