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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이단아’ 박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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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이너-이충길 2016. 1. 2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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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출발할 두산타워 면세점 전략담당 전무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이 선정됐다. 광고 전문 기업 오리콤과 내년 문을 여는 면세점이 시너지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면세점 사업계획발표 당시 동대문 지역경제 활성화를 약속한 만큼 마케팅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박 부사장이 재직하고 있는 오리콤은 두산이 면세점 특허권을 얻었다는 보도가 나자 주가가 3배로 급등하는 등 박 부사장의 ‘미친 존재감’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재계를 비롯한 동종업계는 20년 만에 유통·면세업에 뛰어든 두산의 예측할 수 없는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편집자주>


변신의 귀재 두산, SK꺾고 면세점시장에 첫 발 

집안의 문제아에서 광고계의 아이콘으로 발돋움 

동대문 마케팅 담당, 두산그룹 내 영향력 강해지나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창출 등 ‘상생면세점’에 방점 

  

[주간현대=성혜미 기자] 20년 만에 유통업을 새로 시작하는 두산그룹이 내년 새롭게 시작할 두산타워점 면세점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을 두산타워점 전무로 발탁하는 등 조금씩 면세점기틀을 마련하는 중이다. 특히 박서원 부사장의 독특한 이력으로 인해 ‘면세점초보’ 두산의 ‘황금알을 낳는 오리’에 대한 동종업계의 기대치는 나날이 높아져가고 있다.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이 내년 열릴 두산타워 면세점 전략 담당 전무에 발탁되는 등 두산의 ‘황금알을 낳는 오리’의 기틀이 마련돼 가고 있다.  

  

두산의 새로운 캐시카우 

두산이 올해 12월31일자로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세 곳 가운데 두산타워점 유치에 성공했다. 이로써 두산도 롯데, 호텔신라, 신세계 등 기존 유통·면세점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1월14일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는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면세점 두산타워점의 특허권은 두산에게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산이 동대문 지역의 면세점 특허권을 가져가면서 쟁쟁한 경쟁자였던 SK네트웍스는 결국 23년 만에 면세점 사업에서 물러나야했다. 

  

두산의 면세점 사업 참여의사는 절실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시내면세점 3곳의 특허권 경쟁 입찰예고가 발표되자 두산이 가장 먼저 참여의사를 밝혔다. 

  

당시 두산은 중복신청이 가능해 워커힐면세점, 롯데면세점 소공점, 두산타워점 등 서울 일반경쟁 3곳의 특허를 모두 신청했다. 두산은 관세청에 동대문의 두산타워(두타)를 후보지로 특허를 신청할 것이라 말하며 동대문은 관광부터 쇼핑, 교통, 외국인 관광객 선호도 등 면세점 입지에 최적이라고 심사위원에 강력히 어필했다. 

  

또 동대문 지역 상인들과 함께 침체된 동대문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꼭 면세점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강조했고 결국 이러한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산의 이러한 면세점 특허권 경쟁 참여에 주변업계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두산은 이번 7월 면세점 특허권 경쟁대란에 참여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면세점과 같은 유통업은 20년 전 이후로 처음이기 때문이다. 

  

기존 식품 및 음료사업을 주축으로 하던 두산은 지난 1995년부터 ‘선택과 집중’을 위해 한국네슬레, 코카콜라, 오비맥주 등 식음료 소비재 부문을 정리하고 중공업 위주의 사업으로 전략을 짰다.

  

이후 2000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인수, 2003년 고려산업개발(두산건설)인수, 2005년 대우종합기계(두산인프라코어)인수 등으로 건설·중공업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사업전략을 바꾸게 되면서 두산은 자산이 지난해 기준으로 33조원으로 불어나며 국내 재계순위 10위라는 영예를 얻었다. 

  

박서원 부사장의 ‘미친존재감’ 

두산이 중공업 중심의 사업에서 유통·면세업에도 진출하면서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이 다시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두산이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을 내년 진출할 두산 면세점의 전략담당 임원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면세점의 경우 관광이나 서비스 산업 등 광고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때문에 광고를 전문적으로 하는 박 부사장이 적절한 적임자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던 시나리오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면세점 특허권 도전 당시 가장 강조했던 부분이 동대문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일이 며칠남지 않았던 지난 10월26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동대문 지역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을 출범시켰다. 

  

당시 출범식에서 박 회장은 “동대문은 창의성에 기반을 둔 콘텐츠가 많은 곳”이라며 “어느 곳과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은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마케팅을 통해 동대문의 가치를 끌어 올리겠다 선언한 것이다. 그리고 이날 박 회장은 오리콤 부사장 자격으로 박 부사장과 동행했다. 

  

박 부사장의 참석은 향후 두산이 전개할 면세점사업에서 박 부사장의 역할이 결코 적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를 반증하듯이 두산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자 박서원 부사장이 재직 중인 오리콤이 사상 최고 주가를 갱신했다. 

  

오리콤의 주가는 지난 1월2일 4025원에서 지난 11월23일 1만2000원으로 올랐다. 1년 사이에 주가가 3배 가까이 뛴 셈이다. 오리콤의 면세사업진출은 해외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면세점 런칭 시 오리콤은 국내는 물론 중국 내 브랜딩, 광고 마케팅까지 전담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문제아’에서 광고계 ‘유망주’로 

이와 함께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개인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국내 재계 10위라는 두산그룹의 재벌3세라는 타이틀을 제외하고도 박 부사장은 충분히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큼 독특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일반적으로 재벌가 자녀라고하면 어릴 적부터 엘리트코스를 밞고 해외로 유학을 가서 세계적인 교수 밑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곧바로 회사의 임직원이 되어 승계를 받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인물이다. 

  

외적인 모습 또한 정장을 갖추고 단정한 이미지가 아닌 머리털 한 올 없는 민머리에 몸 여기저기 문신을 새긴 그는 사실 ‘광고쟁이’다. 

  

지금은 <생각하는 미친놈>이라는 책을 낸 작가이자, 어엿한 광고회사의 대표를 하고 있지만 학창 시절에는 아버지 속을 썩이는 문제아였다. 

  

반에서도 꼴지를 하고 간신히 국내 4년제 대학 경영학과에 진학한 그는 3학기 내내 1점대 이하의 학점을 받다가 결국 자퇴를 한다. 

  

도망가듯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박 부사장은 그곳에서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를 만나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으로 시작했다. 

  

그 곳에서 학교 동기 네 명과 ‘노력하는 개미의 열정’을 닮자는 취지로 2006년 빅앤트를 설립했다. 그리고 3년 후 세계 광고 시장에서 주목받는 인물이 되었다. 

  

이라크 전쟁 반대 포스터인 ‘뿌린 대로 거두리라’는 옥외 반전 포스터로 세계 5대 광고제인 원쇼, 클리오, 칸, D&AD, 뉴욕 페스티벌에서 모두 수상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10년에는 두산매거진의 북쉘브로 옥외 부문 금상, 2011년에는 담배꽁초를 넣으면 담배성분이 폐로 퍼져가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투명 재떨이로 옥외 부문 메리트상을 받아 3년 연속 수상했다.

  

이 밖에 두산그룹 ‘티셔츠 프로모션’, 두타 패션몰 ‘환경 디자인’, ‘스트리트 갤러리’ 진행 등을 비롯해 오리콤, 두산 헤비 인더스트리, KFC 등 두산그룹의 일도 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10월1일 두산은 박용만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씨를 오리콤 크리에이티브 총괄 CCO(Chief Creative Officer)로 임명했다고 발표하면서 업계는 깜짝 놀랐다. 

  

일찍이 그는 경영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의 일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오리콤 관계자는 “오리콤이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와 박 대표 특유의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더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두산이 경영승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보도했지만 두산은 섣부른 판단이라며 형성된 여론을 부인했다. 이후 오리콤은 240억 원에 한컴 주식을 100%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갔다. 

  

오리콤 부사장으로 취임한 이후로도 박 부사장은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대중들에게 공개했다. 가장 최근에는 한국은 아직 낯선 콘돔 사업에 뛰어들어 재계는 물론 대중들에게도 뜨거운 관심을 받은 적 있다.

  

빅앤트의 설명에 따르면 콘돔 브랜드 ‘바른생각’은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바른 생각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미혼모와 낙태율을 줄이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그는 콘돔에 이어 잼 사업에도 참여했다.

  

수확 전 밤과 배 등과 같은 낙과나 상처가 난 과일로 만든 잼 ‘이런쨈병’을 만들었다고 수익금은 재해를 입은 농가들을 지원했다. ‘이런쨈병’에 대해 오리콤은 “상품성이 떨어져 ‘미운오리새끼’취급을 받는 과일도 잼을 통해서라면 백조로 재탄생할 수 있다. 제 값을 못 받은 과일을 가공해 농가를 돕는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고 소개하고 있다. 

  

지역상인과 상생할 것 

하지만 내년부터 시작할 두산의 면세점 시장 진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오리’라고 하지만 이것이 경험이 전무한 두산에게도 통할 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더불어 현재 두산의 주력 산업인 중공업 부문에 차질이 생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면세점사업이 오히려 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실제로 그룹의 중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도 구조조정에 나선 상황이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알짜사업인 공작기계 부문 매각 작업에도 착수했다. 

  

이러한 동종업계의 우려에 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타(두산타워) 쇼핑몰을 16년간 운영한 노하우로 면세점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며 주변의 우려에 대해 걱정할 것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더불어 향후 두산은 동대문 주변상인들과의 상생하는 방법의 전략으로 면세점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계획이다. 

  

실제로 이를 위해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사재 100억원과 그룹자금 100억원을 투자해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출범시켰다. 

  

박 회장은 재단설립 당시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해 동대문 마케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면세점에서 벌어들이는 영업이익 중 최소 10%를 순수 기부금으로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별도 재원을 마련해 중소·중견기업과 협력사, 중견면세점 등을 지원하겠다도 약속했다. 이뿐만 아니라 특허가 만료된 면세점 인력을 최대한 흡수하고, 면세사업부 직원 전원 정규직화, 소외·취약 계층 10% 이상 채용, 청년 고용비율 46% 등 고용·일자리 창출 계획도 발표했다. 

  

이어 동대문을 서울 시내 대표적 관광 허브로 키워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면세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국내 면세점의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을 동대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행보도 시작했다.

  

조용만 두산타워 대표가 지난 11월2일과 3일 각각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CTRIP)과 중국청년여행사(CYTS) 등 26개 현지 여행사와 업무협약(MOU)하고,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조 대표는 당시 “동대문 지역은 매년 71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한국의 주요 관광지로 성장했다. 두산은 동대문에 면세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양한 관광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개발해 동대문을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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