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타르를 내세우는 ‘순한 담배’가 건강을 덜 해친다는 일반 인식과 달리 저타르 담배가 폐암환자 증가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5일 발표되자 애연가들은 “순한 담배는 곧 폐암 담배라는 말이 아닌가”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대해 담배 제조회사들은 “저타르든 고타르든 담배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흡연자가 담배 연기를 얼마나 깊게 빨아 들이느냐에 따라 발병확률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저타르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갑론을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터프츠 뉴잉글랜드 의료원의 게리 스트라우스 박사는 이날 제12차 세계폐암학술대회에서 “1975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 암등록사업 데이터에 등록된 약 30만명의 폐암진단 환자를 분석해보니 선암성 폐암이 90년대 말을 기준으로 1970년대 대비 62% 증가해 편평상피암을 제치고 가장 흔한 폐암으로 부상했다”며 “여성과 젊은 연령층에 두드러졌는데, 필터가 있는 저타르 담배의 경우 필터 속 공기 구멍이 흡연자가 담배연기를 깊게 빨아들이는 것에 대한 저항을 줄여 결과적으로 선암성 폐암을 늘어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스트라우스 박사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폐암의 다른 종류인 편평상피암은 1980~84년 사이에 최고조에 달한 이후 2000~03년 동안 35% 감소해 대비를 이뤘다. 이 같은 폐암 발생 양상의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1950년대에 전체 담배시장의 1%에 불과했던 필터담배가 64년 64%, 86년에는 95%를 차지했고 현재는 98%대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저타르필터 담배와 선암성 폐암이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결론 지었다.
이 발표를 접한 흡연자들은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담배회사의 상술에 속았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특히 건강을 이유로 ‘순’ ‘마일드(mild)’ ‘저타르’ 등을 주로 애용해왔던 여성과 젊은 연령층의 애연가들을 중심으로 “이런 사실을 담배 회사들은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며 “소비자를 속인 채 계속 판매해왔다면 담배 회사를 상대로 법적인 대응까지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의 모 대학 교직원인 류모(38) 씨는 “얼마전 라이트 등의 표기를 하지 못하게 했는데 여전히 0.5㎜, 1㎜ 등을 표기해 저타르를 내세워 판매하고 있다”며 “순한 담배 표기법에 문제가 지적됐다는 것은 순한 담배가 몸에 순하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금연단체도 발끈하고 나섰다.
금연운동협의회 관계자는 “저타르라고 해도 그 안에 들어있는 유해물질은 여전하다”며 “게다가 저타르가 오히려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니 응당 순한 담배라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절제협회 김애경 사무국장은 “독약은 맛이 좋아도 역시 독약”라며 “몸에서 필요로 하는 니코틴의 양은 일정해 과장하자면 24시간 담배를 들고 있어야 하는 게 순한 담배라는 점을 담배회사는 인정하고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책임있는 행동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 담배생산업체인 KT&G는 흡연자들의 흡연 행태에 따라 유해 정도가 달라지는데 이번 발표가 자칫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질까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스트라우스 박사의 발표는 선암성 폐암 증가율과 필터 담배 증가량을 단순 비교한 것이기 때문에 상관성을 입증하기엔 부족하다”며 “흡연자 개인이 담배연기를 얼마나 깊이 빨아들이느냐에 따라 유해성 정도가 달라진다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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