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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만남] HS애드 이현종 ECD를 만나다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야말로 마음을 훔칩니다”

광고자료.............../광고이야기

by 디자이너-이충길 2015. 12. 2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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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광고가 있습니다. “엘라스틴 했어요.”라며 머리를 흩날리던 전지현, ‘LG 명화 캠페인’에서 뛰어오르던 드가의 발레리나, ‘엄마는 외계인’이라며 아빠와 아이가 밤하늘을 바라보던 아이스크림 광고. 얼핏 들어도 잔상이 그려지는 이 흥행 광고들은, 실은 모두 같은 사람인 HS애드 이현종 대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하 ECD)의 작품입니다.

대한민국광고상 대상,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 대상, 뉴욕 페스티벌 은상 등 국내외 숱한 광고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국제 광고제 심사위원까지 역임한 이현종 ECD. 지난 25년간 그가 훔친 것은 ‘상’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올해 출간된 그의 책 제목은 ‘심(心)스틸러’. 책은 그의 짧지 않은 광고인생을 담아낸 일종의 회고록입니다. 사소하지만 특별한 사인(sign)들이 사람의 마음을 훔친다는 그의 광고지론을 만나러 ‘고운 만남’이 직접 찾아갔습니다.




HS애드 이현종 대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란 ‘광고의 본질인 아이디어를 결정하는 총괄자‘라고 말한다.

 눈 위를 살짝 가린 머리카락, 블랙 폴라티 위로 걸쳐진 클래식한 안경이 상대방을 긴장하게 합니다. 작업실 뒤편으로 보이는 빽빽한 책꽂이는 강한 취향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주관이 뚜렷한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카리스마에 압도당해 어색하게 첫 인사를 건넸습니다.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본 사람이야 유사 이래 숱했지만, 그것이 위대한 사인이었음을 알아차린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었다. 저서 ‘심(心)스틸러’에서 광고제작자의 시선을 절묘하게 표현하셨더라고요.”

 “그리 대단한 책도 아닌데 뭘요.(웃음) 인생이 좀 수동적이라, 주위에서 하라고 밀어붙이는 걸 2년을 버티다 마지막에 와서 썼어요. 원래는 은퇴 후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좀 일찍 쓰게 됐네. 그게 컸던 것 같아요. 아버님이 몸이 좀 안 좋아지셨는데, 뭔가 드리고 싶어도 드릴 게 없는 거에요. 문득 내가 쓴 책을 선물로 드리고 싶었어요.” 

수동적이라는 그의 표현은 겸양의 표시이기도 했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닌 듯했습니다. 실제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인생, 우연에 맡기는 인생이 좋다는 그는, 무언가 대단한 목표를 정해놓고 치열하게 달려가는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어쩌면 우연을 사랑한다는 말은, 자신의 일과 인생을 그만큼 사랑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누구나 있죠. 그래도 광고인이 된 걸 후회한 적은 없어요. 뭘 만들어내는 지금의 일이 꽤 재밌으니까. 사람들은 광고를 3차 산업이라고 하는데 난 근본적으로 1차 산업이라 생각해요. 농사도 1차 산업이고, 글도 1차 산업이고. 무언가 내 의지로 계획해서 결과물을 내 손으로 보죠. 전모를 모르고 부분에서 행해 들어가는 일들은 대개 상실감이 있을 거 같아요. 내가 뭘 했는지 싶을 것 같고. 그런 면에선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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